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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합니다/[중단] Angels with Scaly Wings

[AwSW] 번역일지 6주차 - 험하디 험한 번역의 길 [34.5%]

번역 시간 : 16시간 (7월 약 8시간 + 29일 4시간 + 30일 4시간) [누적 64시간]

번역 진척 : +10.4% (약 10,350줄/약 30,000줄) [누적 34.5%]

개인 번역 : 9,350줄 (+2,050줄) [누적 31.1%]

평균 속도 : 시간당 128문장, 분당 약 2.1문장

 

* 본 번역일지에는 AwSW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패치 : https://hobbytranslate.tistory.com/12 - v20200830

 

놀랍게도 필자는 아직 살아있다.

 

일지 작성에 앞서 먼저 근황이나 간단히 적어보고자 한다.

필자는 원체 밖에 나가질 않는다. 그러니까, 아싸다.

아, 괘씸하게도 요즘은 인싸들이 아싸라는 단어도 뺏어갔으니, 난 특별히 수식어를 붙여 씹아싸라 하겠다.

어딜 감히 내가 아싸에 비비겠는가. 고백도 받아보고 술약속도 잡혀봐야 아싸 허들을 넘지 않겠나?

 

이렇듯 안 그래도 밖에 나가지 않던 내가 합리적으로 더 밖에 나가지 않을 이유가 생겼으니, 그 이름 코로나 되시겠다.

덕분에 싸이버-계절학기니 싸이버-동아리니 집에 가만히 있으면서도 해야할 일이 더 많아지는 모순이 생기셨다.

이 놈의 과제는 하면 할 수록 끝나지도 않는 것도 문제지만, 도당체가 뭔가를 배운다는 느낌은 전혀 없다.

뭐 머리에 남은 건 없고 그뭔씹만이 머리 속에 남았다. 자격증이나 딸 걸

 

원래 일기는 일기장에 써야겠지만 간만의 번역일지니까 근황을 더 적는다.

작년 수능을 보자마자 든 생각은 이제부터 탱자탱자 놀 테니 살이 뒤룩뒤룩 찌겠거니 였는데,

8개월 째 불규칙한 삶을 반복한 결과 살이 더 빠졌다. 이래서 사람이 햇빛을 봐야한다.

어느 정도로 빠졌냐...하느냐면, 작년 12월엔 몸무게가 70kg를 웃돌았는데, 20kg 정도 빠졌다.

8월에 본 신검에서 체중 3급이 떴는데, 2kg만 더 뺐으면 4급이였다. 그 날 아침은 먹지 말걸.

 

 

이제 근황은 줄이고, 슬슬 게임과 번역 얘기로 들어가겠다.

 

번역을 도와주는 사람도 생기고, 게임에 대한 정보도 설설 수집되고 있다.

사건이 진행되니, 캐릭터들의 인물도 슬슬 잡혀 말투를 고정시킬 수 있게 되었다는 게 가장 큰 수확 아닐까.

얘는 이랬으니 띠꺼울 거고... 얘는 이랬으니 무뚝뚝할 거고... 얘는 이랬으니 촐랑거릴 거고... 뭐 이런 것들.

 

그러니까 예를 들어보자면,

 

킹받는 생김새에 킹받는 표정에 킹받는 대사다. 삼위일체.

이 에메라 되시겠다. 인간과 용족 간의 외교를 담당하는, 장관급의 인물이다.

아침드라마에서 시집살이 온 비련의 여주인공에게 물싸대기를 날려줄 것 같은 비주얼이다.

게임에는 과몰입하지 말라는 "그 마약쟁이"의 첨언에 따라 번역할 때 만큼은 제 3자의 시각으로 바라보고자 했지만,

하지만 수천번을 생각해봐도 이 인물만 없으면 내 속이 편해질 것 같다.

 

물론, 이 인물이 대놓고 트롤링하지는 않는다.

행동이 납득이 가지 않는 것도 아니다. 나름의 논리와 근거가 있다.

"말이 안 되는 건 아니다", 바로 그 점이 이 인물의 역겨움을 배가시킨다.

 

시원하게 트롤링이라도 하면 모른다.

배트맨이 사람을 이유없이 죽였다 하면 믿겠는가? 아니다.

하지만 조커가 사람을 이유없이 죽였다하면 납득된다.

즉, 대놓고 트롤링을 하면 '이 ㅅㄲ는 원래 이런 ㅅㄲ였지'라며 애초부터 기대를 안 할 수 있다는 말이다.

행동 하나하나가 말이 안 되는 건 아니지만서도 어떻게 이렇게 인류애, 그러니까 용류애를 저버릴 수 있는가.

 

그런데 사실 캐릭터가 매력적인 것과 띠꺼운 건 한 끗 차이다.

아직까진 매력적인 선이기 때문에 괜찮지, 작품의 정체성까지 망치는 선을 넘어버리면 번역이고 뭐고 때려치울 예정.

그래서 얘가 작중 뭘 하느냐... 하면. 그건 게임에서 확인하길 바란다.

 

얘기가 많이 산으로 갔는데, 결론으로 넘어가서,

예전에는 단순히 말버릇이나 단편적인 모습으로 말투와 성격을 결정지었다면,

지금은 여러 사건이 있었기 때문에 말투도 아침드라마 띠거운 시어머니로 설정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일어난 사건을 기반으로 인물의 말투와 성격을 결정짓는 건 과한 오류긴 하다만,

뭐 어쩌겠나. 이 세계관에서 보여지는 건 단편적인 모습이고, 나는 그 단편적인 모습을 보고 번역을 해야한다.

~하니 이럴 것이다는 비약적인 추측 정도는 초보의 귀여운 애교로 봐주지 않으실까한다.

다행히도, 챕터 1부터 예측한 인물 별 성격이 챕터 4에 이르러서도 바뀌는 일은 거의 없었다.

 

 

다른 주제로 넘어가볼까.

물론 중간에 번역을 쉬긴 했지만, 아무튼 시작한 지는 어느덧 반 년이 흘렀다.

한달에 10시간 꼴을 투자해 진행도도 이제 1/3 지점을 막 통과했다.

 

64시간에 33%라...

오... 완성하려면 130시간은 더 해야겠네...?

 

ㅆㅂ

 

완성 전에 군대를 가는 게 더 빠를 듯 하다.

사람들이 왜 포기했는 지 이제야 뒤늦게 깨달았다.

처음 했을 땐 1시간에 0.5%? 분량치고 개혜자네 ㅋㅋ 이러고 있었는데 말이지.

 

스팀 게임들의 플레이타임만을 보고 200시간이란 긴 시간을 얕본 과거의 내 잘못이며 업보다. 청산해야지...

하지만 이미 시작해버린 번역이 너무나도 아까워 포기할 수도 없는 노릇이며...

그렇다고 한 달 잡고 빡세게 굴리면 내 보잘것없는 일상이 개차반이 되지 않겠는가...?

 

그래도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으니... 실제로 1년이 더 걸리진 않을 거라 본다.